경기도 2차: 총 115점
1) 한자 (5점) 논술 (30점)
우선, 한자와 논술은 1차 필기시험일에 교육학(20), 전공(80) 시험을 마치고 점심식사 후에 봅니다. 한자 시험지와 논술 시험지는 한꺼번에 나누어 주고, 시간은 70분을 주지요. 보통한자 10분, 논술 60분 이렇게 시간 배정을 합니다.
제 경우에는 올 임용 티오 발표 전까지 서울을 준비했기 때문에 한자 시험은 제대로 준비를 못했습니다. 그런데 따지고 보니까 점수 5점이면 토익 가산점보다도 큰 점수여서 막판에 많이 걱정을 했습니다. 그래서 막판에 경기도 교양 한문 인강을 신청해서 짬날 때 마다 들었습니다. 그동안의 기출 문제도 풀어 보았구요. 많은 시간을 투자할 수 없어서 결국 강의를 다 못 듣고 시험장에 갔지만, 그래도 강의를 들었던 것이 훨씬 나았습니다. 시험 보기 한 달 전부터 공부 시작하기 전에 30분에서 1시간 정도 투자했습니다.
한자 실력은 다 고만 고만 하다고 들었습니다. 물론 한자 세대이신 노장? 선생님들은 여기서 2차 점수를 많이 만회하시는 것 같구요. 한자 시험이 당락을 좌우 하는 것 같지는 않습니다. 수험자 평균이 3점에서 3.5점이니 여기서 심하게 떨어지지만 않으면 됩니다. 기출 문제를 보시면 아시겠지만 총 10문제 중 한 두 문제는 누구나 맞출 수 있는 문제가 나옵니다. 이런 문제는 절대로 틀리시면 안 되겠죠. 그리고 한 두 문제는 고난도의 한자 실력을 요구하기 때문에 만점을 맞는 것은 쉽지 않다고 들었습니다. 그러니까 한자 5점 만점을 맞기 위해 많은 시간을 투자하는 것은 별로 좋지 않습니다. 다만 본인이 생각해도 한자 실력이 너무 부족하다 싶으신 분들은 기출 문제를 미리 구해서 조금씩 꾸준히 보는 것이 좋습니다. 한자 시험은 결국 자신감인 것 같습니다. 실제 시험에서 잘 찍을 수 있는^^ CLUE를 많이 준비해 놓으세요. 어짜피 객관식이니까 그렇게 준비하는 것이 훨씬 효율적입니다.
그 다음으로는 논술입니다. 경기도는 논술 점수 폭이 그다지 크지 않다고 합니다. 하지만 1-2점도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임고이니 만큼 나름대로 준비를 하셔야 합니다. 저는 논술도 갑작스럽게 준비를 해야 해서 큰 부담이 되었습니다.
우선 실제 시험장에서 받게 될 1200자 원고지를 구하고 그 원고지에 글 쓰는 것이 어색하지 않도록 연습했습니다. 갑작스럽게 원고지에 쓰다 보면, 분량도 감이 안 오고 띄어쓰기도 마구 혼동이 되거든요.
그 다음으로 지금까지 최근 5년간 전국에서 출제된 논술 주제를 모아서 같은 주제 별로 분류하고 분석을 했습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약 5가지 정도의 큰 주제들이 전국에서 돌아가면서 출제 되더군요. 이렇게 분류된 5가지 주제별로 개요 작성을 해 보았습니다. 원고지에 서론, 본론, 결론의 분량을 나누어서 한편의 논리적인 글이 되도록 서론에 쓰면 좋을 어구, 결론에 쓰면 좋을 어구 등을 미리 준비해 놓았습니다. 그리고 실제 논술은 딱 한편 써보고 들어갔습니다. 모 학원에서 특강을 해서 강사님이 내 주신 주제로 한편 써 보고 들어갔는데, 그 때 주제가 유비쿼터스, U-learning에 관한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실제 논술 시험 주제는 e-learning이었으니까 운이 많이 따랐던 것 맞죠?
올해 경기도 논술 주제는 평이해서 논술 때문에 걱정하는 사람은 별로 못 봤습니다. 저도 예상했던 주제라서 잘 쓰고 나왔다고 만족했었는데, 예상보다 점수는 별로였습니다. 연수에 가서 다른 선생님들과 이야기 해 보니깐 임고 논술은 독창적인 글보다는 논제를 제대로 파악하고 논제에서 요구하는 모범 답을 제시하는, 즉 약간은 획일적인 답안을 요구하는 것 같습니다. 논술은 따로 준비할 생각하지 마시고, 1차 교육학 공부할 때 논술 주제로 나올만한 것들은 머릿속에 간단한 뼈대를 만들어 보는 것이 도움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tip을 드리자면, 합격자 중에 논술 29점 받은 분이 계신데, 그 분은 우선 글씨를 깨끗하게 쓰고 한 글자도 안 고치셨다고 합니다. 물론, 원고지 교정 부호도 사용하지 않으셨구요. 그렇게 1200자를 깨끗하게 써 내려 가셨다고 해요. 중간에 글씨가 잘 못 나가서 본래 쓰려던 단어를 못 쓰더라도 어떻게 해서든 잘 못 나간 글자를 사용해서 글을 연결했다고 합니다. 놀라운 것은 그분은 e-learning의 개념을 잘 모르셨다고 하니깐 아무래도 깨끗하게 쓴 논술문에 많은 점수를 주는 것 같죠???
2) 한국어 면접 (30점) 영어 면접 (50점)
위에 한자와 논술은 1차 필기시험과 같은 날에 보니까 따로 준비할 시간이 없지만, 한국어 면접과 영어 면접은 약 한 달간의 준비기간이 주어집니다. 그런데 막상 1차 시험이 끝나면, 1차 합격에 대한 걱정 때문에 2차 준비가 잘 안됩니다. 아무리 결과와 상관없이 2차 준비를 하려고 해도 그게 마음처럼 쉽게 되지는 않았습니다. 태홍 홈페이지에 들어가도, 2차 스터디를 조직해도 1차 시험에 대한 이야기만 할뿐 2차 준비를 체계적으로 하지는 못했습니다. 그런데 경기도는 2차 시험이 너무너무 중요하다는 것 알고 계시지요?
1차 시험 마치고 결과 발표 때까지는 1차 싹~ 잊어버리고, 2차 스터디를 빨리 조직해서 영어 면접 위주로 준비해야 합니다. 1차 걱정 아무리 해봐야 0.1점도 앞으로 갈 수 없으니까 냉정하게 결심하고 빨리 영어 SPEAKING 모드? 로 전환하셔야 합니다. 저와 함께 고민하고 걱정했던 친구들 다 붙었습니다. 결국 다 붙는 사람들끼리 내가 떨어졌네, 니가 떨어졌네... 하면서 걱정만 했더랬습니다.
저는 9월까지 TSE시험을 준비했던지라 그래도 다른 사람들 보다는 영어 회화를 오래 손 놓고 있었던 것은 아니었지요. 하지만 어학연수 경험이 없는 저에게는 영어 회화 점수 50점이 큰 부담이었습니다. 그래서 일단 전화 영어를 중복으로 신청해서 아침 20분, 저녁 30분 이렇게 하루 50분 동안 FREE TALKING을 했습니다. 수업 시작 전에 네이티브 선생님에게 내가 준비하고 있는 인터뷰에 대해 충분히 설명해 주고 기출 문제들을 정리해서 이메일로 보내주고 실제 시험처럼 진행했습니다. 다행히 너무 좋은 선생님들을 만나서 준비 기간 내내 즐거웠습니다.
그리고 2차 스터디를 조직해서, 비록 1차 발표일까지는 제대로 진행이 되진 않았지만, 매일 만났습니다. 처음 맴버는 4명이었는데 1차 합격자가 2명이어서 1차 발표 후에는 정말 체계적으로 했습니다. 오전에 만나서 그동안 설렁설렁 준비했던 인터뷰 문제들 마다 답안 비교해보고 서로 크리틱을 해 주었습니다. 또, 실전 감각을 익히기 위해 사설 어학원에서 운영하는 1:1 인터뷰 프로그램을 신청해서 네이티브 인터뷰어들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포인트와 논리를 교정 받았습니다. 영어 인터뷰에서 fluency 때문에 무조건 길게 말해야 한다고 하시는 분들도 있던데, 모호하고 길게 말하는 것 보다는 논리적이고 간결하게 말하는 것이 훨씬 더 좋다고 합니다. 그래서 한 문제당 1분, 최대 2분을 넘지 않도록 답안을 수정하고 연습했습니다.
실제 영어 인터뷰에서는 최대한 자신감 넘치는 태도를 유지하려고 노력했습니다. 남들이 흔히 하는 “I'm so nervous..."이런 말은 절대 안했습니다. 대신 목소리 크게 또박또박 말하려고 노력했습니다. 영어 인터뷰는 생각만큼 formal하지 않았기 때문에 제가 인터뷰어에게 질문도 하고 최대한 자연스러운 분위기를 유도했습니다. 너무 외운 듯한 답변은 오히려 감점이 된다고 합니다. 한번쯤 생각해 보았던 질문은 마치 처음인 것처럼 적당한 filler와 제스쳐를 사용하면서 답변했고, 한번도 생각해 보지 않았던 질문에는 당황하지 않고 평소 연습했던 문장들을 활용해서 조금 일반적으로 말했습니다. 정확한 답변이 떠오르지 않을 때에는 상식적으로, 교육적으로 일반적인 답을 하는 것도 안전한 전략인 것 같습니다. 너무 구체적으로 말했다가 질문에 벗어난 답을 하게 되면 크게 감점당합니다.
그리고 인터뷰어들이 정말 속삭이면서 질문합니다. 발음보다도 물리적인 목소리가 작아서 귀를 가까이 대고 최대한 집중해서 들었습니다. 저는 되묻지는 않았는데, 만일 질문을 못 들었거나 확실치 않으면, 다시 확인하고 답변하는 것이 훨씬 낫다고 합니다. 아무리 유창하게 말했어도 질문 내용과 동떨어지면 점수 못 받는다고 합니다.
마지막으로 어학연수 안 다녀오신 분들이 영어 면접 때문에 많이 걱정하시는데, 저 역시 그랬지만, 너무 걱정하시 마세요. 저도 45.67점 받았고, 연수 경험 없으신 분들 중에 저보다 더 잘하신 분들 많습니다. 대신 EBS 영어회화 프로그램, AFN 라디오 항상 틀어 놓고 들으시고, 전화 영어나 영어 회화 스터디를 통해서 더 열심히 준비하셔야 겠죠. 어설프게 slang 남발하면서 내용 없는 말들 장황하게 하는 것 보다, 적게 말하더라도 정확한 문장들을 말하는 것이 보다 고득점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한국어 면접은 친한 후배와 매일 한 시간씩 전화로 문제 내주기 스터디를 했습니다. 우선, 최근 전국 기출 면접 문제들을 영역별로 정리해서 하루에 한 영역씩 커버했습니다. 1차 발표 후에는 거울 앞에서 많이 연습했고, 엄마와 동생에게 면접 문제 주고 실전처럼 문제 내 달라고 부탁했습니다. ‘관리번호 OO번입니다...’부터 시작해서 목소리나 자세, 시선 처리 등을 교정 받았습니다. 실제로 총 3문제를 받았는데 1) 유비쿼터스에 대해 말해보시오. 2) 내 수업에 자는 학생이 있을 때 지도방안 3) 동료 교사의 연구 수업 참관시 주의사항 이었습니다. 저는 몰랐는데, 놀랍게도 2번 질문은 시험 전날 엄마 앞에서 연습한 질문이었답니다. 저희 엄마가 그러셔서 알았습니다.^^
저는 면접 둘째날이었고, 전날 한국어 면접 분위기가 너무 살벌했다고 해서 나름대로 각오하고 들어갔는데, 생각보다 분위기 좋았습니다. 면접관님들 모두 고개 끄덕여 주시고, 웃어주시고 하셨습니다. 마지막에는 잘했습니다... 하셔서 기분 짱이었지요.^^
답변할 때 시선처리가 중요한데, 저는 각 질문마다 질문한 면접관만 보고 답변했습니다. 제 친구는 자기가 말할 때 어떤 면접관은 엎드려 있고, 어떤 면접관은 눈감고 있어서 너무 신경 쓰였다고 하던데, 저는 사실, 질문한 면접관만 뚫어지게 쳐다보면서 말하느라고 다른 면접관들은 어땠는지 몰랐습니다. 한국어 면접은 28.67.점 받았으니까 잘 한 것 같아요. 제가 받은 질문들은 평이해서 질문하자마자 마구 말했는데, 그것 보다는 차분하게 정리해서 천천히 또박또박 말하는 것이 더 좋은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필요한 것만 간단히 쓰려고 했는데, 써 놓고 보니까 좀 장황하네요.^^
경기도는 2차에서 많이 뒤집히니까 끝까지 마음을 놓을 수 없습니다. 1차에서 순위권이었는데 2차에서 아깝게 떨어진 분들도 있고, 반대로 1차에서 겨우 붙었는데 최종 순위는 중간정도로 붙으신 분들도 있어요. 어느 것 하나 소홀히 할 수 없다는 것 잘 아시지요? 임용고사는 우리에게 기다림과 겸손함을 가르쳐주는 시험인 것 같습니다. 올 한해 정말 후회 없이 임용고사에만 투자하셔서 내년에는 모두 합격의 기쁨을 누리시길 진심으로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