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학번입니다. 스트레이트로 2004년 2월, 영어학부를 졸업하고 두학기 동안 사립 남자고등학교에서 기간제 생활을 하고 공부는 해보지 않은 상태에서 시험을 쳤습니다. 낙방. 2005년 상반기에는 3개월간 기간제 근무를 하고 나머지 기간은 과외를 하면서 공부했어요. 대전에서 쳐서 109.8로 1차에서 떨어졌죠(소수점차로;;). 그리고 다시 도전, 올해 제주에서 합격했습니다. 저는 일을 한번도 쉬어보지 않았기 때문에 일을 병행하시는 분들께 힘 내시라고 특히나 말씀드리고 싶어서 이 글을 적어봅니다.
*교육학
내용을 훑어보고 문제를 바로 풀었습니다. 문제집을 사다가 풀기도 하고, 모의고사나 문풀 문제를 구해서 풀어보기도 했습니다. 모고는 13~14점 정도 나오더라구요. 문제를 풀어보고 틀린 문제에 새로나온 용어를 이론서에서 찾아 다시 읽어보았습니다. 공부하는 동안은 과정이기 때문에 오답을 두려워하지 않고 오히려 찍은 문제들까지 모두 오답으로 넣어 이론서를 뒤적뒤적 거렸습니다. 서브 노트는 만들지 않았고 출판된 서브노트 작은걸 골라서 시험 전 달에 두세 번 정도 읽었습니다. 교육학은 이론 강의를 듣는 것이 좋을 것 같긴 합니다. 이론은 스키마를 잡아야 하기 때문에 한 분을 결정해 듣고 문제만큼은 여러 선생님들의 문제를 고루 보고 교육과 관련된 책들도 가끔 보시면 어떨까 합니다. 저도 학부때 수업 들었던 책들을 가끔씩 펴보곤 했는데 내용이 일치하지 않더라도 문제를 풀 때 보기의 내용을 파악하는데에 알게모르게 도움이 되더라구요. 또 교육학은 보기의 내용 중에 서로 모순되는 내용이 나오곤 하고 그것이 답이기 때문에 문제 안에서 내용을 알든 모르든 자신감을 잃지 않고 보기들의 논리적 관계를 따져보고자 노력했습니다. 내용 공부가 모자라서 확실히 고득점은 힘들더라구요. 기본적인 틀은 잡고 가시라고 권하고 싶습니다. 06시험에 16.4점이었습니다.
결국 제가 들은 강의는: 05년 1,2월 이론강의, 05년 7,8월 문풀, 11월 모고, 06년 공개특강(교육관계법과 교육통계)에요. 나머지는 문제집과 씨름~
*전공
05년에 두달짜리 이론 강의를 들으며 기본적인 내용을 파악하고 9,10,11월 문제를 풀었습니다. 그 때는 첫해인데다 세 명이 스터디를 해서 두세팀의 문제를 한꺼번에 푸느라 정신이 없었어요. 다시 그 문제들을 복습해보지 않았던 저는 과부하에 걸리고 말았죠. 하지만 문제에서 나왔던 내용들, 예를 들어 "영어학 4회: raising, 복수형, 명령문의 주어가 you라는 증거"라는 식으로 문제들의 인덱스를 따로 만들었어요. 그래서 그 제목만 보고도 내용을 기억할 수 있도록 자꾸 보려고 노력했습니다...만, 역시 문제가 너무 많아서 OTL
06년에는 일반영어만 1,2월 강의를 듣고 나머지 과목은 기본서를 혼자 복습하였습니다. 06시험에서 otherwise를 틀렸고 전공점수가 69점이었기 때문에 일반영어를 놓지 말자는게 저의 모토였어요. 8월부터 스터디를 하면서 7,8월 일반영어 문제집을 사다 풀고 일반영어/문학과 교육론만 단과로 9,10월 문제풀이를 하였습니다. 스터디는 두 명이 했는데 스터디메이트가 윤샘 강의를 3년째 듣고 있어서 그 분의 문제도 풀었습니다. 하지만 문제 양이 많아지지 않도록 주의했고 과감하게 분량이 넘치면 한 회 정도는 건너뛰었습니다.
대신에 무엇을 했냐하면... 노트를 사다가 9,10,11월 문제는 모두 - 양면복사를 미리 했죠 - 잘라붙이고 내용을 확인해봐야 하는 것에 세모, 답안에서 빗나가게 쓴 것에 엑스, 잘 맞은 것에는 동그라미를 하고 틈이 날 때마다 펼쳐 보았습니다. 스터디하면서 굳이 시간을 내어 10월에는 9월 문제 복습, 11월에는 10월 문제를 복습했습니다. 하드커버 스프링 노트에 붙이니 좋더라구요. 버스 타면 무조건 펼쳤습니다. 한 지문을 보면서 유형별로 문제를 만든다면 어디가 빈 칸이 될까라고, 타이틀은 뭐가 될까 하면서 머리를 굴리기도 하고, 문제를 버스에서 풀기도 하고... 아, 그리고 스터디하면서 영어학은 Linguistics for Non-linguists, 교육론은 애플북을 한번 보았어요.
제가 들은 강의는: 05년 1,2월 팀강의 이론, 3,4월 일반영어, 교육론 단과(3,4월 강의인데 여름까지 들었어요. 일반영어 신청하고 다 듣고나서 교육론 접수해서..), 9,10,11월 팀문풀및 모고. 06년 1,2월 일반영어 단과, 9,10월 일반영어, 교육론 문풀, 11월 일반영어모고네요. 오답에 집중한 한 해였습니다. :)
*일에 대해서
저는 05.06년 모두 일을 하면서 준비했습니다. 제가 경제적으로 독립한데다 혼자 살아서 일을 쉴 수가 없는 상황이었거든요. 강의를 많이 듣지 못한 이유 중 하나가... 중간에는 부모님께 돈을 부쳐드려야 한 적도 있어서 사실 넉넉하지가 못했거든요. 일년 내내 3개월짜리 기간제를 하다가 끝나면 바로 학원과 과외로 정신없이 바빴어요. 05년에는 그나마 7월부터는 과외 한두개와 살림만 했는데(;;) 06년에는 1학기에 3개월 기간제가 끝나자 바로 과외 5개와 학원일을 시작해서 학원을 9월까지 했습니다. 일을 멈출 수 없었기 때문에 아르바이트는 반드시 영어 가르치는 일로 골랐고 공부하는 마음으로 수업준비를 했습니다. 학원에서는 파트로 일하면서 텝스 청취와 수능 듣기영역을 가르쳤는데 일부러라도 문법사항을 끄집어내어 강의했고 어휘 하나를 잡아 거기에서 5,6개의 같은 어근의 단어들/반의어/동의어 등을 가르쳐주려고 노력했습니다. 학교에서 일을 할 때는 두 번 정도 제 수업을 녹음해서 들어보면서 아이들의 반응과 저의 말투, 수업시간을 어떻게 배분하는지, 의식하지 못하는 나만의 습관이 있는지 모니터링했습니다.
*07 1차시험
교육학 문제를 받고 당황했습니다. 하지만 어렵다면 내가 유리할 수도 있다는 주문을 외우고 차근차근 풀어나갔습니다. 모르는 내용, 기억이 나지 않는 내용을 보면 연습한데로 보기들간의 논리를 파악해서 풀었어요. 다 풀고 답 옮기고 수험표에 옮겨적었습니다. 16.4점이 나왔습니다.
전공 문제를 받고는 더 당황했습니다만, 일단 1번부터 풀어나갔습니다. 마찬가지 주문을 외우고 막히는 문제는 두 개 정도 건너뛰면서 끝까지 다 풀고 다시 못 푼 문제를 풀고나니 agreement(영어학 문제;)가 남더라구요. 결국 틀렸어요. 글자수는 가능한 정확히 맞추려고 노력했습니다. 당황스러웠던 문제, 커리어우먼이 나온... 단어를 몰랐지만 주눅들지 않고 학생들에게 가르쳤던 그대로(한국어로 그 부분이 빈 칸이면 무슨 말을 넣어야 어울릴까? 라는 말을 제가 좋아하거든요) 저도 문맥에 맞게 해석했습니다. 시는 문학을 계속 풀었기 때문에 당황하지 않고 제가 생각하는데로 시 내적 의미를 벗어나지 않게 적었어요. 전공에서 중요한 것은 문제를 잘 읽는 것이기 때문에 지시문에 중요한 부분은 반드시 눈도장을 찍고 거기에서 벗어나기 않게 글자수, 기호 등을 챙겨 적었습니다. 다 풀고 한번 검토하고 서술형을 제외한 나머지 답을 옮겨 적으니 시간이 끝났습니다. 가채점을 해보니 서술형을 내용에 맞다면 왠만큼 온점을 주고 71점정도. 실제 점수는 70점이 나왔습니다.
가산점은... 주말에도 일이 있어서 가산점은 별로 신경쓰지 못했습니다. 학부때 토익 950이 있었는데 졸업한지 오래되니 그것도 사라지더라구요. 결국 텝스를 가르치다보니 우연히 보게 되어서 텝스 2점, 부전공 2점으로 4점이었습니다. 가산점이 모자라서 더더욱 전공에서 고득점을 하자고 결심했는데 고득점은 아니라서 조금 부끄럽네요. 점수는 아직 확인이 안되지만 1차 필기점수가 86.4이니 가산점 4점과 석차 19.6~20을 더하면 110.4로 1차 합격했습니다.
*제주의 2차는 컴퓨터실기(파워포인트와 한글2002), 수업지도안작성 및 수업실기, 영어면접5문제, 한국어면접5문제, 논술1600자로 이루어집니다. 혹시 이 지역 2차시험에 관심있으시면(저는 고향이라서;;) letterto.min@gmail.com으로 메일 주세요. :)
더해서...
*스터디: 스터디는 05년에 세 명이 해서 한 명이 경기도로 붙고, 06년에는 둘이 했습니다. 9,10,11월에 주로 했는데 지문을 함께 분석하고, 서로 가르쳐주고, 추억을 만드는데 노력했어요. 추억을 만들다니 조금 이상하지만, 문제를 풀면서 뭔가 그것에 관한 이야기들을 하면서 그러다가 자신의 희망이나 경험들도 얘기하는거에요. 문제에 추억이 있다면 그 내용을 기억하기도 쉽지 않겠나하는 마음에서 저와 스터디메이트는 일주일에 두 번, 아침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 시간을 잡고 오전에는 문제의 답을 확인하고 풀이하고, 맛있는 밥을 먹고, 오후에는 지난주 혹은 지난달 스터디 문제들을 다시 펼쳐 그것에 대해 이야기하고 때로는 다시 풀어보기도 했습니다. 강의 들으며 재미있었던 이야기들을 전하기도 했구요. 저는 스터디하면서 배우겠다는 마음이 아닌 뭔가 더 알려드리겠다는 마음을 먹고 했는데 결과적으로 그 마음이 더 많은 것을 배우게 만들어주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인강: 저는 직강을 한 번도 들어보지 않았습니다. 인강을 들으며 그날 그날의 스케쥴에 맞게 수업을 들었습니다. 익게에도 썼지만, 강의는 준비를 잘 하고 들으면 정말 재미있게 들을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왠지 모를 울화가 치밀어 올라서(선생님들께는 죄송;;) 한번 그 경험을 해 보고는 꼼꼼히 지문을 읽고, 나의 답을 정하고 나서 들었습니다.
*그 외의 이야기
저는... 여권도 없답니다. 외국에 나가 본 경험이 없어요. 대신에 학교와 학원에서 만나는 원어민들과 열심히 대화했습니다. 학교에서 일할 때는 다들 선배고 어른들이시기 때문에 먼저 가서 궁금한 것은 여쭈어보고 부탁하시는 일들은 열심히 처리해드렸습니다. 04, 05, 06년에 학교를 세 군데 다녔는데 첫번째 학교에서는 많이 혼나고 남고생들 때문에 눈물도 많이 흘렸고, 05년에는 담임까지 맡아서 일처리를 미숙하게 하는 바람에 교장선생님께 불려가서 혼나곤 했어요. 하지만 04년의 경험이 있었기 때문에 05년에는 같이 일하는 분들께 어려운 일은 조심스레 말씀드려서, 제가 혼나고 오면 차키를 주시며 차에 가서 울고 오라고 하는 분도 생겼죠;;(어쨌든 도움은 많이 되었..) 06년에는 그래서인지 많이 강해지고 또 많이 친절해져서 선생님들 모두 제 덕분에 학생 관리가 쉬워졌다고 - 저는 학급 분위기가 어수선하면 한시간 남겨서 보충수업을 해버렸거든요. 문제가 보이면 반드시 메모해서 담임선생님 드리구요 - 좋아하시더라구요. 제가 잘한 것은 별로 없는데, 인생에서 무엇을 할 것인가를 많이 고민해서 힘이 났던 것 같아요. 시험 합격만을 원한다면 그것까지 가는길이 너무 힘들잖아요. 저는 제가 하고 싶은 더 많은 공부와 외국에 나가서 공부해보는 것과 한 명의 학생이라도 좋으니 조금 더 학교생활이 수월해진다면 좋겠다 그리고 그 애들의 앞날에 영어가 걸림돌이 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인지 사실 학원이 나의 꿈을 이루는데에 더 좋지 않을까 하고 07 공부를 시작하면서 갈등을 많이 했는데, 그래도 꾸준히 더 많은 학생들과 만나려면 학교 선생님이 되어야겠다고 결심했습니다.
2년간 공부하면서 느낀 점을 두서없이 적어보았습니다. 올해 준비하시는 모든 분들도 내년 이맘 쯤에는 좋은 결과 얻으시기를 기원합니다. 그리고... 한 번도 얼굴은 못 보여드렸지만;; 2년 동안 문제를 통해 자주 만난 김선생님께도, 감사합니다. :)
* 출처 : 김유석팀전공영어 다음카페 합격수기&시험후기 나의미르님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