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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연합뉴스] '교실에 책걸상ㆍTV 없어요'‥발도르프교육 첫도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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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고야 작성일 : 2012년 03월 13일 14시 29분
     
  강원 공현진초교, 발도르프 교육 국내 첫 공교육 도입

(고성=연합뉴스) 이해용 기자 = 아이들의 발달단계에 맞는 교육을 지향하는 발도르프 교육이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공교육에 도입됐다.

동해안 최북단에 있는 강원 고성군 죽왕면 공현진초등학교(학교장 전현철)는 올해 새 학기부터 전 학년을 대상으로 발도르프 교육을 시행 중이다.

발도르프 교육은 1919년 독일의 루돌프 슈타이너 박사에 의해 탄생한 교육철학으로 몸의 균형발달을 통해 두뇌를 자극, 상상력과 감성 개발을 중시하고 있다.

그동안 발도르프 교육에 관한 관심은 많았지만 전 학년을 대상으로 적용한 것은 이번이 국내에서 처음이라고 학교 측은 밝혔다.

발도르프 교육을 적용한 공현진초교는 교실 배치와 수업 풍경부터 차별화된다.

국내 처음으로 흑칠판 대신 교사들이 직접 그림을 그려 다양하게 수업할 수 있는 '4차원 칠판'이 교실에 배치됐다.

수업은 교사가 앉아서 교과서대로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교과서를 완전히 숙지한 교사가 교재를 새롭게 만들어 사용한다.

TV나 컴퓨터는 아이들의 동기유발을 저해하기 때문에 아예 끄거나 가려 놓는 등 스마트 교육 대신 아날로그 교육을 선택했다.

저학년 아이들은 척추에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 기존의 학교에서 사용하는 의자와 책상 대신 '움직임 책상'을 통해 수업에 몰입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움직임 책상은 수업 내용에 따라 걸터앉는 도구가 되기도 하고 놀이기구로도 변신한다.

예술수업은 감성을 강조하는 발도르프 교육에서 빼놓을 수 없다.

아이들은 해당 학년에 맞는 아침 시를 낭송하고 음악수업, 습식 수채화, 조소 등을 통해 예술에 대한 감수성을 익히고 있다.

학교 측은 뒷산 밤나무에 그네를 설치 중이며, 오는 20일 춘분에는 전교생이 감자심기를 하는 등 자연과 호흡하는 교육도 준비하고 있다.

발도르프 교육이 본격 도입되면서 매년 학생이 감소하던 어촌마을의 이 학교는 학생 수가 4명 늘어났으며 서울 등에서 전학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

공현진초교는 강원도형 혁신학교인 '행복더하기 학교'로 지정돼 학교장이 재량껏 운영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30분이나 걸리는 속초 시내에서 입학한 조정현(1년) 군은 "오늘은 철썩거리는 파도를 그리고 달팽이 집게임을 했는데 (유치원보다) 초등학교에서 하는 게 더 재미있다"고 말했다.

발도르프 교육철학을 지지하는 교사경력 3년차 박성진 교사는 부모와 친구들이 있는 경남 산청의 고향을 떠나 최북단 변방으로 전근을 자청했다.

박 교사는 "기존 수업은 아침에 학생의 리듬이 깨어있지 않아 국어와 수학같은 주지 교과들을 받아들이는 것이 힘들었다"면서 "하지만 발도르프 교육은 수업 전에 학생들의 리듬을 깨우거나 율동을 통해 수업을 받아들일 수 있는 준비시간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공현진초교의 발도르프 교육은 지난 1993년부터 관심을 두고 연구해온 김용근 교감이 견인차 구실을 하고 있다.

전국 발도르프교육 교사연구회 대표이기도 한 김 교감은 그동안 독일의 발도르프 교육 강사를 초빙, 교사 연수를 시행하는 등 공교육에 적용하기 위한 준비를 차근차근 해왔다.

김 교감은 "발도르프 교육의 틀을 공교육에 적용해보려는 꿈이 마침내 이뤄졌다"면서 "교사가 교재를 심화 연구하고 아이들 발달단계에 맞는 교육을 하기 때문에 학업성취도가 더 높다"고 강조했다.

고성군에서는 공현진초교 외에도 인근 아야진초교에서 발도르프 교육이 이뤄지고 있다.

dmz@yna.co.kr http://blog.yonhapnews.co.kr/dmzlife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2012/03/13 07:59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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