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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조선일보]초등 男교사가 늘고 있다… 강원은 무려 57%
이 름 :
임고야 작성일 : 2013년 03월 22일 11시 09분
     
  부산 사하구에 있는 신촌초등학교에는 작년에 남자 교사가 1명뿐이었다. 가을 운동회 날 천막을 치고 만국기를 달 때 교장과 그 남자 교사 두 명이 달라붙었다.

올해 이 학교에 남자 교사가 3명으로 늘었다. 두 자녀가 이 학교에 다니는 김영찬(47)씨는 "남(男) 교사가 2명 더 늘었다는 소식을 듣고 아내와 함께 '정말 잘됐다'고 소리를 질렀다"고 했다. 올해 4학년인 김씨의 큰딸은 4년 만에 처음 남자 담임을 만났다.

여초(女超) 현상이 심각했던 교단(敎壇)에 남 교사들이 늘고 있다. 2000년대 초 10~20%대에 그쳤던 초등학교 임용고시 합격자 남자 비율이 올해 33.7%까지 늘었다. 여전히 여성 합격자가 다수지만, 극심한 여초 현상이 점차 완화되기 시작한 것이다. 부산 지역의 경우 초등 임용고시 합격자 중 남자 비율은 2011년 20%, 작년 23.6%, 올해 28.4%로 증가했다. 광주광역시도 남자 합격자 비율이 2008년 15%에서 올해 31.5%로 두 배 이상 뛰었다. 강원도 초등교사 합격률은 남성(57%)이 여성(43%)보다 오히려 많은 남초(男超) 현상이 나타났다.

남 교사들이 많아진 이유는 취업난 등으로 우수한 남성들이 교직으로 몰리기 때문이다. 광주교대 최원오 교수(국어교육과)는 "과거에는 대학 입시 때 일반 대학과 교대에 동시 합격하면 일반 대학에 가버리는 남학생들이 많았는데, 최근에는 교대를 선택하는 남학생이 늘었다"며 "교직을 '차선책'이 아닌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남학생이 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교육청 정석 초등교원 담당 장학사는 "정년이 보장되고 보람도 있다는 점 때문에 남 교사를 바라보는 사회적 시각이 상당히 긍정적으로 바뀌었다"고 말했다.


대기업 다니다 40代에 새내기 교사로 여초(女超) 현상이 심각한 초등학교 교단에 남 교사들이 늘고 있다. 사진은 서울 방현초 음승희(40) 교사가 18일 오후 아이들을 가르치는 모습. 음 교사는 대기업을 다니다 그만두고 서울교대에 입학해 지난해 초등교사 임용고시에 합격했다. /이태경 기자

다른 직장을 다니다 뒤늦게 교사가 되기 위해 사범대나 교대에 입학하는 남성도 늘었다. 나이 마흔에 새내기 교사가 된 서울 방현초 음승희 교사도 그런 경우다. 음 교사는 고려대 화학공학과를 졸업한 후 대기업(LG CNS)에 6년간 다녔다. 그러다 2009년 직장을 그만두고 서울교대에 진학했다.

"기업에서 과장을 달고 아이도 태어나고 생활이 안정되니까 '내가 정말 이 일에서 보람을 느끼나'에 대해 고민을 많이 하게 됐어요. 그러다 대학 때 교회 주일학교 선생님을 할 때가 가장 행복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음 교사는 지난해 16세 어린 후배들과 겨룬 초등교사 임용시험에 합격해 올해부터 새내기 교사로 학생을 가르친다.

부산 다대초 이정구 교감은 "요즘 학교 폭력 문제가 심각하고 초등학교 5~6학년만 돼도 생활 지도를 하기가 참 어렵다"며 "남자 선생님이 딱 버티고 아이들을 휘어잡으면 학교 중심도 잡히고 생활지도가 잘된다"고 말했다.



[김연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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