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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장애인 학생 뽑아줬으니 공부는 알아서?
이 름 :
임고야 작성일 : 2007년 02월 26일 12시 31분
     
  이화여대 생활환경학부에 다니는 정아영씨(20·시각장애인 1급)는 수업진도를 따라가기가 벅차다. 학교에 점자책이나 시각장애인용 컴퓨터 파일이 없기 때문이다. 이대 사회봉사센터에 고충을 말했지만 바뀐 것이 없다. 센터는 비장애인들의 사회봉사활동을 돕는 곳이고 장애인지원에 대해서는 거의 손을 놓고 있기 때문이다. 캠퍼스가 온통 공사 중이지만 장애인을 위한 점자보도블록이 없기 때문에 혼자서는 움직일 수 없다. 강의실 이동시에는 이동도우미가 나오지만 평소에는 친구들과 꼭 붙어 다녀야만 한다. 정씨는 “뽑는 것보다 공부를 할 수 있게 지원하는 것이 중요한데 시스템이 없다”며 “장애학생을 위한 전담지원센터가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장애인 학생을 선발만 해놓고 ‘나몰라라’ 하는 대학이 상당수인 것으로 드러났다. 관련 예산이 전혀 없는가 하면, 학습기자재나 교육도우미를 제공하지 않는 대학도 절반에 가까웠다. “뽑아 줬으니 알아서 공부하라”는 것과 마찬가지다.

25일 장애인특별전형을 실시하는 51개 국립·사립대학을 조사한 최순영 의원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장애인 교육지원 예산에 한푼도 투자하지 않은 대학이 10개곳으로 20%에 달했다. 각 대학 교육예산 대비 1%도 안되는 학교가 48개교(96%)였다. 고려대는 지난해 2억8000만원(예산대비 0.08%), 서강대 7400만원(0.04%), 건국대 4500만원(0.02%), 동국대 1000만원(0.004%) 등 서울 소재 대학도 마찬가지였다.

지원 역시 형편 없었다. 교육보조인력을 둔 대학은 34개교(66.7%), 학습기자재는 29개교(56.7%), 특별교통수단은 6개교(11.8%), 이동보조기구는 22개교(43.1%), 장학금을 주는 대학은 32개교(62.7%)였다. 특히 동국대, 상명대, 아주대 등 12개 대학은 전혀 지원을 하지 않는 것으로 드러났다.

장애학생지원 행정전담인력이 배치된 학교는 18개교(35%)에 불과했다. 장애학생이 불편을 하소연하고 싶어도 마땅한 통로가 없는 것이다.

학습을 돕는 전문인력의 경우 51개 대학 중 28개만 배치됐으며 학교당 평균 0.8명에 불과했다. 청각장애학생을 위한 수화통역사·속기사가 배치된 학교는 4개, 시각장애학생을 위한 점역사가 배치된 학교는 2개뿐이었다.

교육여건이 열악하다보니 휴학이나 자퇴도 속출한다. 1997년부터 2000년까지 4년간 974명의 장애인학생 중 177명이 학사경고를 받았고 휴학 114명, 자퇴 52명으로 나타나 부적응비율이 35%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장애인교육권연대 구교현 국장은 “법적·제도적 근거가 없다보니 대학별로 전형과정에 편차가 심하다”며 “장애유형과 특성에 맞게 다양한 평가방법을 개발하고 정부도 이를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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