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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학교 독버섯 `일진'> "법적 강제수단 불가피"
이 름 :
임고야 작성일 : 2012년 01월 06일 10시 23분
     
  (청주=연합뉴스) 심규석 기자 = "학교폭력, 왕따 같은 문제가 상부기관에 알려지면 교사들은 재수없다고 생각하죠"
`일진'이 주도하는 학교폭력 문제가 이처럼 심각해진 데는 실상을 직시하지 않고 덮어 온 학교와 교육당국의 책임이 가장 크다는 것이 대다수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비근한 예로 동급생들의 집단구타에 시달리던 광주 모 중학교 2학년 A(15)군이 지난달 29일 스스로 목숨을 끊었을 때도 학교 측은 `성적비관 자살'로 몰아가려고 했다.

대구 중학생 자살사건으로 온 나라가 떠들썩한 상황에서 일선 학교의 `은폐 근성'이 다시 불거진 것이다. 웬만한 강도의 `충격 처방'으로는 교육 현장의 이런 고질적 타성을 깨뜨리기 어렵다는 사실을 새삼 일깨워 준 사례이기도 하다.

교육 분야 전문가들이 문제를 `감추고 왜곡하는' 교육계의 병폐에 가장 먼저 메스를 대야 한다고 입을 모으는 이유다.


◇"학교 은폐 관행부터 뿌리뽑아야"
현행 학교폭력예방법에는 교사가 학교폭력을 인지했을 때 즉시 학교장이나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에 보고하도록 돼 있다. 하지만 처벌 규정 같은 강제 수단이 없어 거의 사문화돼 있다.

거꾸로 일선 교사들 사이에는 `보고하면 손해 본다'는 인식이 퍼져 있다. 그래서 학교폭력 신고를 받아도 "조용히 처리하자"며 화해를 종용하곤 한다. 피해 학생의 신고를 받아도 이러니 교사 혼자서 알게 됐을 경우 문제삼을 리 없다.

성균관대 양정호 교수(교육학과)는 "학교폭력을 감췄다가 뒤늦게 알려져도 해당 학교와 교사에게는 계고나 주의 정도의 징계가 떨어진다"면서 "교사가 은폐했을 때 중징계할 수 있는 규정을 만들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청소년 문제 전문가인 강지원 변호사는 "교사들이 학교폭력을 쉬쉬하는 것은 상급기관의 평가에서 감점 요인이 되기 때문"이라면서 "학교폭력이 발생했다는 사실만 갖고 평가상의 불이익을 주지 말고, 오히려 잘 처리했을 때 상을 주는 관행이 정착돼야 한다"고 말했다.

강릉원주대 오경식 교수(법학과)는 "가해 학생과 피해 학생을 잘 이끌어 건강하게 재활시킨 교사를 포상하는 관행을 세워야 한다"면서 "이런 과정을 거쳐 교사나 학교의 자체 해결 의지와 능력을 키워야 한다"고 제안했다.


◇"강제전학은 해결의 첫 단추"
전문가들도 가해 학생의 강제전학이 필요하다는 것에 대해서는 대체적으로 비슷한 견해를 보인다. 보복폭행 같은 2차 피해를 막기 위해서도 그렇고, 이런 `징벌적 전학'이 가해 학생을 교육하는 측면에서도 효과적이라는 것이다.

강지원 변호사는 "현재 많이 쓰는 사회봉사명령 같은 방법으로는 결코 가해 학생의 태도를 개선할 수 없다"면서 "안심하고 학교에 다닐 수 있도록 피해자를 보호하고, 가해학생에게 따끔한 교훈을 주기 위해 강제전학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가학성이 지나친 가해 학생을 수용하고 심리치료도 병행할 수 있는 특수교육기관을 설립해야 한다"면서 "하지만 이런 기관의 치료를 끝낸 후에도 원래 다니던 학교로 돌려보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양정호 교수는 "가해 학생을 강제로 전학시킬 때도 본인이 원하는 곳으로 보내면 안 된다"면서 "반드시 전문 상담교사가 있는 곳으로 제한해 3개월이든, 6개월이든 상담교사의 관찰을 받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가해 학생이 거부하면 당국이 지정한 의사로부터 `일상에 복귀해도 좋다'는 소견을 받을 때까지 병원이나 시민단체가 운영하는 폭력예방 프로그램을 통해 재활교육을 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실태파악 외부 단체에 맡기는 것도 방법"
실효성이 담보될 만한 대책을 세우기 위해서는 소상한 실태 파악이 전제돼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학교폭력예방센터의 김건찬 사무총장은 "이번에 대구사건이 터지자 교육당국은 또 실태 파악을 하겠다고 나섰지만 별다른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면서 "그런 식으로 해서 만든 대책은 현실과 동떨어져 겉돌기 쉽다"고 지적했다.

그는 "`일진' 같은 가해 학생들이 한 교실 안에 있는데 단순한 설문조사로 실태를 알 수 있겠느냐"면서 "학생들을 개별적으로 만나 심도 있는 상담을 진행해야 어느 정도 실상에 접근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오경식 교수는 "외부 시민단체가 정기적으로 학교를 방문해 학생들과 상담하고 설문조사를 하는 것도 검토할 만하다"면서 "아무래도 학교 스스로 하는 것보다는 실태 파악의 객관성과 대책의 실효성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제안했다.


◇"학교폭력예방법 강제규정 보완해야"
학교폭력 예방과 대책의 근거가 되는 `학교폭력예방법'을 서둘러 손질해야 한다는 견해도 나온다.

이 법에는 학교폭력 예방과 근절을 위한 국가ㆍ지자체의 의무, 교육청 내 전담부서 설치ㆍ운영, 피해 학생과 가해 학생의 분쟁을 조정하기 위한 학교별 자치위원회 설치가 규정돼 있다.

학교별 전문상담교사 배치, 교사ㆍ학생 대상의 학기별 예방교육 실시, 심리상담 등 피해학생 보호 조치, 출석정지 등 가해학생 징계 조치, 교사의 학교폭력 신고 의무 등에 관한 규정도 들어 있다.

하지만 강제 조항이 체계적이지 못해 있으나마나하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오경식 교수는 "법에는 피해 학생에 대해 심리상담, 일시보호, 치료 요양 등의 조치를 할 수 있도록 돼 있지만 실제로 일선 학교에서는 대부분 전학을 권고한다"면서 "가해 학생에 대해서도 피해학생 접촉이나 협박을 금지한다는 규정이 있지만 두 학생이 같은 반인 상황에서 무슨 효과를 기대할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양정호 교수는 "교사가 `일진' 피해 등 학교폭력 문제를 숨겼을 때 강력히 징계할 수 있는 조항을 만들어야 한다"면서 "가해 학생한테도 전학이나 징계ㆍ예방 프로그램 이수 등을 강제할 수 있도록 처벌 규정이 대폭 강화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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